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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 내진보강 기사] 고장난 포항지열발전소 지진 관측장비 총체적 부실

글쓴이 최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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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74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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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2-08-23 07:34

내용

설치 때 이미 작동 안했지만 작업 완료 강행하고 대금까지 완납
공식 시험성적서도 없어 뒤늦게 보완…수리 후 재가동도 쉽지 않아

 

포항지열발전소 철거 후 지진 모니터링 장비가 설치된 모습. 매일신문DB

 

포항지열발전소 철거 후 지진 모니터링 장비가 설치된 모습. 매일신문DB

포항지열발전소 내 심부지진계(지하 지진 관측장비) 작동 불량 문제(매일신문 7월 12일 보도)와 관련, 해당 설비의 설치단계부터 총체적인 관리 부실이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이하 에기평)과 대한지질학회는 17일 포항 포스텍 국제관에서 '포항 지열발전부지 안전관리사업 주밀설명회'를 개최했다.

2017년 포항 촉발지진 발생지인 지열발전소 부지(포항시 북구 흥해면 남송리)에 설치된 심부지진계 3개 중 2개의 작동이 중지된 것이 지난달 알려지면서 이에 대한 후속조치를 논의하는 자리였다.

 

에기평 등에 따르면 지난 5월 12일 지열발전소 내 시추공(물 주입을 위해 뚫어놓은 구멍)에 향후 지진관측을 위한 심부지진계를 각 1천400m, 780m, 500m 깊이로 설치했다.

하지만, 작업 당일 1천400m 깊이의 심부지진계는 설치와 동시에 작동하지 않았다. 설치 미완료 상태로 봐야하지만 운영기관인 지질학회는 작업 중단을 결정하고 대금을 완납했다.

심부지진계가 달린 케이블이 인양 시 끊어질 우려가 있고 함께 설치된 500m, 780m 깊이의 심부지진계는 정상 작동하고 있었던 탓에 우선 가능한 관측데이터를 수집하고 다시 대책을 강구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이후 한달여 만에 780m 심부지진계도 오류가 발생했고, 수차례 인양을 시도했으나 내부에 기계가 걸리며 실패했다.

특히 지질학회 측은 납품 전 영국의 제조업체로부터 공식 시험성적서를 받지 않고 지난 2020년 3월 해당 회사에서 작성한 내부 테스트 결과만 수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가 발생하자 지난 7월 해당 업체로부터 공식성적서(시험 결과 확인서)를 뒤늦게 제출받았다.

 

또한 심부지진계를 설계할 때 해당 지형에 대한 정보가 제대로 조사되지 않아 현재 시추공 내부에 설비가 걸리는 현상을 초래했다는 것이 에기평의 설명이다.

이날 에기평과 지질학회는 ▷인양 후 고장 원인 분석 후 재설치 ▷인양 불가능 시 케이블절단 후 내부 기계 파쇄 및 재설치 ▷500m 심부지진계를 활용해 충분한 데이터 수집 후 품질보장기간 내 대책 강구 등의 방안을 제시했다.

 

특히, 수리를 위해 최소 8개월에서 11개월이 걸리며, 비용 역시 약 3천만원~2억원까지 소요될 것으로 예상돼 그동안 지진데이터 관측에 공백이 생길 우려가 있다.

지질학회 조사결과 2017년 11월~지난 6월까지 포항에 설치된 자동지진검출시스템을 통해 4천825건의 미세지진이 관측된 바 있다.

에기평 관계자는 "500m 심부지진계만으로도 지표관측장비와 함께 가동될 경우 1.5배 이상 효율성이 높아진다"면서 "제조사와의 온라인미팅을 통해 고장 원인 파악과 인양, 수리 및 재설치에 현지 기술자가 참여하기로 약속했다. 주민들과 학계 전문가의 의견을 모아 향후 계획을 수립하겠다"고 했다.

 

이에 양만재 포항지진공동연구단 부단장은 "에기평이 무분별한 지열발전소 허가를 내주고 지진을 촉발했으면서도 사후 관리 또한 이렇게 허술하게 하고 있다는 것에 분노를 느낀다"며 "결국 오늘 주민설명회도 앞으로 발생할 문제의 책임을 주민들에게 떠넘기겠다는 것밖에 안된다. 좀 더 포항시민에 대한 사죄와 책임감을 갖고 진실성있는 모습을 갖기를 바란다"고 토로했다.

 

한편, 심부지진계는 지표지진계가 관측하지 못하는 지하의 정밀 극미소 지진활동을 관측하는 장비로서, 이를 통해 얻어지는 데이터는 지열발전소 부지 및 포항 지반의 안정화를 판가름하게 된다.

약 8억원의 예산으로 영국 Guralp사에서 주문 제작했으며, 하나의 와이어에 묶여 500m, 780m, 1천400m에 각각 설치돼 있다.

 

 

출처 : 매일뉴스 신동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