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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 내진보강 기사] 지하도상가 내진성능 평가 ‘부실’…오류에 눈감은 시설공단?

글쓴이 최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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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392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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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1-03-08 14:22

내용

서울시 감사위원회 실태감사 용역 10곳중 6곳 ‘성능 미확보’
내진보강 실시설계 다수 오류

따릉이 안내간판도 부실시공
시설물 설치감독 부실 도마에

 

서울 시내 지하도상가 내진성능 평가가 대충 대충 이뤄져 서울 시민의 주요 보행공간이 지진에 무방비로 노출돼 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시는 도심 곳곳의 지하 보행로를 연결한 거대한 지하도시 청사진을 그리고 있지만, 기존 지하 공간의 지진방재 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3일 서울시 감사위원회가 최근 공개한 ‘공정지연 등 건설공사 관리 실태 감사 결과’를 보면, 지하도상가를 관리하는 서울시설공단(이하 공단)은 2016년과 2017년에 지하도상가 내진성능상세평가 용역을 부실하게 처리해 지진방재의 사각지대를 초래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2016년 4월에 A지하도상가 등 8곳의 구조물에 대한 각각의 검토단면 1곳을 선정, 측정한 결과 내진성능이 확보된 것으로 평가했다. 평가 구간을 선정할 때는 가장 취약한 부위를 봐야하지만, 공단과 용역사는 사전 협의도 없이 임의로 1개 단면을 정했다. 공단은 행정안전부 ‘내진보강 정보관리시스템’에도 해당 지하도상가의 내진성능이 확보된 것으로 입력했다. 하지만 서울교통공사(이하 공사)가 따로 진행한 지하철 2호선 구간 내진성능 평가 결과는 달랐다. 같은 구간을 두고도 6개 단면 모두가 내진성능이 확보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 것. 이후 공단은 2018년 7월 공사와의 합동회의에서 내진성능이 미확보된 사실을 뒤늦게 알았지만, 2년이 흐른 지난해 10월까지 재평가는 커녕 행안부 정보시스템에 보고한 내용을 변경조차 하지 않았다. 시설안전을 책임지는 공기관이 스스로 지진방재의 사각지대를 만든 셈이다.

 

2017년 상세평가 용역도 ‘날림’으로 드러났다. 이 용역에서 대상지 10곳 중 6곳의 내진성능이 미확보된 것으로 평가되자, 공단이 내진보강을 위해 이어 진행한 실시설계 과정에서 상시 부재력(부재가 받는 힘) 검토 누락, 기둥 축력값 적용 오류, 일부 부재력 검토 미수행 등 오류가 다수 발견됐다. 공단이 2020년 3월에 실시설계자의 재평가 결과에 대한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제3자(구조전문가)에 검증을 의뢰한 결과, 역시 2017년 용역이 관련기준과 맞지 않고, 현장과 실제와 다른 설계기준강도, 철근직경을 적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공단은 다시 정밀평가 용역을 실시, 내진성능이 확보된 것으로 재평가했다. 감사위는 “공단이 4개월간 용역비 3200만 원으로 실시한 2017년 상세평가 용역을 부실하게 용역 수행, 감독, 검사해 약 11개월 간 7700만 원의 재평가를 시행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공단은 또한 대표사업인 공공자전거 따릉이 대여소의 시설물 설치 감독도 부실하게 진행한 것으로 또 다른 감사에서 지적됐다.

 

시 감사위가 최근 공개한 ‘친환경교통수단 및 악취분야 특정감사 결과’를 보면 공단은 2017년부터 지난해 5월까지 ‘서울형 공공자전거용 거치대 구매설치 및 안내간판 설치’ 사업을 공개경쟁 입찰을 거쳐 A기업과 계약을 체결한 뒤 감독업무를 소홀히 했다. 감사 과정에서 공단 업무담당자와 A기업 팀장과 함께 시공된 15곳의 대여소 안내간판의 시공실태 현장을 살핀 결과, 15곳 중 3곳에서 철재 구조물 일부가 콘크리트 밖으로 노출되고, 두께가 설계보다 작고, 결합용 철물 없이 그냥 기초 콘크리트 위에 올려두는 등 부실시공 사례가 발견됐다.

 

해당 기업이 임의로 설계서보다 작게 시공했음에도 공단 담당자는 물품 검수 시 매번 적정한 것으로 처리했다. 그 결과 2019년에만 2380만 원이 과다계상되는 등 이 시공사가 재료비로만 2450만 원을 부당하게 취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공단은 “25개 자치구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발생하는 대여소 추가설치와 이전, 철거 요구 등 민원 처리에 따른 업무 과중으로 시공 상태를 면밀히 살피기 어려웠다”고 해명했다.

 

 

출처: 헤럴드경제 한지숙 기자